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오피니언 칼럼

[금요칼럼] 축산항 개항 100주년을 축하하며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4.04.26 09:57 수정 2024.04.26 09:59

김 인 현 교수(고려대, 재경 축산면민회장)

동해안 영덕군에는 2개의 어항이 있다. 남쪽에는 강구항이, 북쪽에는 축산항이 있다. 축산항이 올해 개항 100주년을 맞이한다. 영덕북부수협을 중심으로 기념식을 4월 25일 가졌다. "축산항 개항 100주년 기념비"가 세워졌다. 필자도 기념비 앞에서 간단히 기념사진을 찍었다. 기념비에 담긴 의미는 100년의 역사를 넘어선다.

 

개항이란 법률적으로는 외국 선박의 입항을 허용한다는 뜻이다. 축산항 개항 100주년이란, 1924년부터 외국 선박이 축산항에 입항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 아니라 현대식 어항시설을 갖춘 해라는 의미로 이해된다. 축산항은 통일신라시대로부터 선박이 정박이 가능한 항구로서 기능한 곳이다. 고려말인 1382년 왜구가 동해안에 쳐들어와 큰 피해를 입자 조정은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고자 했다. 그 대책으로 나온 것이 영해성과 더불어 축산포에 수군 만호를 두어 해군을 배치하고 1384년 만호성을 쌓았던 것이다. 그 이래로 축산항에는 종4품인 만호가 주둔했다. 순조실록에 의하면 1812년 강원도로 이송 중이던 쌀 1만석이 항구 내에 빠졌다는 기록이 나올 정도로 축산포는 항구로서 기능도 했던 것 같다. 숙종실록에 의하면 울릉도와 독도를 정벌한 안영복이 1696년 2차 도일시 영해에서 유일부라는 어부를 태웠다는 기록이 나온다. 중간 기착한 곳도 축산항인 것으로 역사가들은 본다.   

 

축산항은 1960년, 1970년, 1980대에는 오징어와 명태 노가리와 같은 어족이 풍년이라서 성황을 이루었던 곳이다. 이웃인 울진 감포항, 후포항, 강구항에 비하면 최근 개발이 쳐져 있지만, 최근 영덕북부 수협을 중심으로 발전에 박차를 기하고 있다.

 

지난 100년 동안 축산항은 현대식 어항으로서의 설비를 갖추고 동해안 어민들과 어선들의 정박과 위판의 중심지로서 큰 기능을 해왔다. 국민들에게 신선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영덕의 경제를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축산항과 그 주민들은 축하를 받아 마땅하다. 축산항을 만들어온 앞서간 선배 주민들의 노고에도 감사를 보내야 한다.

 

최근 동해안의 어항들은 어느 곳 할 것 없이 어획고의 감소와 어민들의 고령화와 선원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축산항도 마찬가지이다. 100주년을 기념하면서도 앞으로 축산항은 해야할 일이 참으로 많은 것 같다.

 

그 많이 나던 명태며 노가리는 자취를 감춘지 오래되었다. 오징어도 최근 잡히지 않는다. 어촌소멸 방지는 국가적인 과제가 되었다. 축산항과 같은 곳에 바다와 항구와 관련하여 많은 일자리가 일어나서 사람들이 모여들어야 한다. 어선들의 어획에만 의지할 수 없다. 어항을 중심으로 기타 가능한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항구로서의 기능을 갖추어가야 한다.  

 

첫째, 수산물 가공산업은 전통적으로 어항에서 해오던 일이다. 축산항에는 지금도 50여 개의 오징어 건조업을 하는 사업자들이 있다. 오징어가 동해안에서는 나지 않기 때문에 외국에서 수입해올 수 밖에 없다. 대기업이 수산물을 수입해오면 축산항의 건조업자들에게 배당이 되어 건조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존에 있는 축산항의 수산물가공단지와 영덕에 설치 중인 수산물가공단지를 연계하여 수산물 가공업을 주력산업으로 확대시켜 나가면서 일자리를 유지 창출해야 한다.  

 

둘째, 단순한 어선의 정박지로서의 어항에서 벗어나 다른 기능을 부가하면 좋다. 최근 열풍이 불고있는 해상풍력단지의 설치에는 각종 장비를 싣고 바다로 나갈 설치선과 운반선이 필요하다. 동해안의 축산항 앞바다에는 질이 좋은 심층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킬로미터 이상 파이프라인으로 심층수를 가져오는 방법도 있지만, 선박을 이용해 이동시키는 방법도 있다. 선박이 정박하고 접안할 항구시설이 필요하다. 포항에서 울릉도로 가는 여객선이 중간에 축산항에 들러서 중간 기착을 하는 방법도 있다. 영해의 괴시마을, 관어대와 봉화산, 인량리 전통마을의 충효당, 원구의 경수당, 도곡의 무의공 생가, 염장의 정효각 그리고 축산항을 몇시간 둘러보아도 좋은 해양역사관광이 된다. 이렇듯 축산항은 기존의 어선들의 정박과 어물의 판매를 위한 기능에서 다양한 새로은 기능을 추가하는 형태로 발전해야 한다. 현재의 자연 어항으로는 부족하여 축산항 외곽에 복합기능을 갖는 신항의 건설이 필요하다.

 

셋째, 축산항의 만호성을 복원해야 한다. 수군만호라고 하면 남해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안다. 동해안에 만호가 존재했고, 그 성곽이 남아있는 곳은 축산항의 만호성이 유일할 것으로 안다. 더구나 고려시대인 1380년 경의 역사유물이다. 고려시대의 유물은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축산만호성의 복원은 더 큰 가치가 있다고 본다. 아름다운 풍광과 생선을 먹을 수 있는 관광에 격조높은 역사문화를 담을 수 있기 때문에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2021년 11월 26일 개최되었던 축산항 개항 100주년 기념 사업 제1회 학술세미나가 올해에 이어지면서 축산항이 학자들에 의하여 학문적으로도 재평가받는 작업도 필요하다. 축산항 개항 100주년을 축하하면서 장차 축산항이 동해안의 중추적인 어항과 복합기능을 갖추 항구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고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