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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6경(景)_ 삼층대(三層臺)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4.04.26 09:50 수정 2024.04.26 09:54

영덕의 명승절경 옥계 37경을 찾아서(7)
| 영덕문화원 이완섭 사무국장

삼층대(三層臺)는 침수정(枕漱亭) 전면(前面), 건너 맞은 편 왼쪽 산허리에 있다. 수십 길(丈)에 이르는 돌이 가로로 한 줄 두 줄 세 줄의 층을 이루며 산허리에 하얗게 빛을 내며 걸쳐 있다. 

 

전해오는 이야기로는 "옥계(玉溪)를 만든 조물주가 이곳의 바위벽을 깎아 한 줄은 하늘(天), 한 줄은 사람(人), 한 줄은 땅(地)을 의미하는 뜻으로 세 줄의 표시를 남겼는데 이는 곧 삼(三)이라는 숫자는 완벽함과 안전함을 나타내는 표시로 곧 이 세 줄의 바위층이 나타내고 있는 천인지(天人地), 즉 하늘과 땅, 사람이 조화와 화합을 이룬다면 우주 만물은 모두가 제자리를 찾아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음을 나타내고자 하였다."라고 한다. 

 

이런 깊은 뜻을 가진 삼층대(三層臺)를 보고는 사람들은 엉뚱하게 "왜 사층대(四層臺)와 오층대(五層臺)는 없는가?"라고 하며 지금이라도 굴삭기를 구해다가 사층대(四層臺)는 몰라도 오층대(五層臺)라도 만들자고 하기도 한다. 그러면 육대주(六大洲)는 몰라도 오대양(五大洋)은 우리가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지 않겠는가? 하면서......     

 

삼층대(三層臺) 바로 밑의 시내 가운데는 진주암(眞珠巖)이 우뚝 솟아 있다. 하여간 우주 만물의 이치를 깊이 감추고 있는 삼층대(三層臺)는 섣달그믐 옥계(玉溪)가 잠든 깊은 밤에 일 년 동안 쌓였던 정기(精氣)를 내뿜어 바로 밑의 진주암(眞珠巖)을 살찌우고 있다. 이렇게 살찐 진주암(眞珠巖)이 마침내 일월봉(日月峰)만큼 높고 우뚝하게 커진다면 그 찬란한 진주빛은 옥계를 넘어 영덕(盈德)을 환하게 밝힐 것이니 영덕은 아마 세상의 중심(中心)이 될 것이다. 진주암이 이렇게 되기 전에 지금의 우리는 영덕(盈德)에 덕(德)을 가득 채우려(盈)는 노력을 해야 한다.

 

바로 삼층대(三層臺)가 산비탈에 흰 줄을 그어 놓은 것 같은 세 줄로 바위가 층계를 이루고 있는데 한 칸, 두 칸, 한 줄, 두 줄씩 차례로 올라야 그 정상에 이를 수 있음을 알려주는 자연의 신호이다.  


다음은 침수정((枕漱亭)에서 삼층대(三層臺)를 보고 손성을(孫星乙)선생이 읊은 한 수의 시이다. 곧 여러 해의 노력이 있어야 한 번에 삼층대 꼭대기까지 올라설 수 있다 하였다.

  

신선의 방술을 배움에는 이것처럼 단계(段階)가 있는데 / 欲學仙方此有階

분명히 삼층으로 냇가에 우뚝 서있지만  / 分明三等屹臨溪

그 위의 기이한 관경(觀景)을 누가 얻어서 알 수 있으랴  / 上頭奇觀誰知得

다년간의 노력이면 한 번에 올라설 수 있을 텐데…… / 努力多年庶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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