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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아침을 여는 초대시] 불꽃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5.06.13 10:05 수정 2025.06.13 10:09

박 승 렬

봄빛 초록 나비의 꿈이 부풀 즈음
인간사의 무심한 불씨 한 올
얄미운 높바람에 밤낮 타오르며
우리 곁에 누워 버렸습니다

태곳적 아버지의 아버지 먼 위 터전에
등허리 굽도록 쏟아 부은 안식처가 내려앉고
어머니의 호미 날도 무디어졌습니다

그을린 문설주에 걸터앉은 빛바랜 풍경은
무심한 송아지 울음에 가물거리고
우거진 골 솔 향기도 말라 버렸습니다

한스런 마음이야 하늘 닿지만
이웃 발걸음에 빈 가슴 채웁니다
새소리에 꽃잎 열리면 이 또한 지나가리
천인天人이 바라옵건대 부디, 용기 내옵소서.

* 천인 : 하늘과 사람
* 불꽃(火花)노트 : 2025년 3월 22일 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으로 확산되어 산과 주택, 건물, 농작물, 과수원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 정부지원과 각종 성금으로 재건 에 힘을 쏟고 있음.

 

▶약력
시인, 동시인, 수필가, 사진작가, 문예창작학사, 문학큐레이트, 문해교육사(1급)
시집 :「살아가며 사랑하며」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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