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유월이다. 유월은 초여름의 시작이다. 돌이켜 보면, 아주 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지역의 면소재지를 비롯하여 인구가 많은 시골 마을 곳곳에는 초등학교가 있었다. 시골 초등학교 운동장은 언제나 동네 조무래기들이 해 질 녘까지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는 가장 큰 놀이터였다.
햇살이 뜨거운 여름철에는 운동장 한 켠에 있는 수령이 오래된 느티나무의 시원한 나무 그늘 사이로 매미 울음소리가 자지러지게 들리던 그 예전의 시골 초등학교 운동장이 그립도록 생각난다. 전국 농·산·어촌 뿐만 아니라 지금은 국가 전체의 인구 감소에 따른 심각한 문제야말로 이제는 결코 간과하지 못할 수준까지 이르고 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국가 전체의 인구 감소 문제의 여파는 특히 이 땅의 농·산·어촌의 존폐에 기결된다고 하여도 과언은 아닐 것 같다.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농·산·어촌의 인구 소멸 문제는 더욱더 심각하여 급기야 지방시대 소멸 위험지역으로 부각 되고 있어서 이러한 문제는 지방자치 단체는 물론이며 정부 차원에서 심도 있게 숙고 하면서 논의 되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현상은 비록 어제오늘만의 문제로 대두된 것은 아니다. 예컨대, 언제부턴가 시골 마을에는 갓 태어난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각지역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동 수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현상을 우리는 수년 전부터 피부로 느끼고 있지 않은가.
전국적인 대부분의 농·산·어촌 지역의 초등학교는 90년대 후반부터 알게 모르게 하나둘씩 폐교가 되어 아이들이 뛰어놀던 너른 운동장에는 이름 없는 잡초만 우거져 볼쌍스럽게 방치되어 있어서 마음마저 씁쓸한 느낌을 주고 있다.
더욱이 현재 운영되고 있는 농·산·어촌 지역의 초등학교 운동장에는 남·여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마냥 즐겁게 뛰어노는 모습을 예전처럼 쉽게 찾아볼 수가 없다. 하루가 다르게 시대가 변화하는 영향인진 몰라도 요즘 아이들의 놀이는 예전과 확연히 다르게 '나 홀로 놀이'를 즐기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진 몰라도 요즘 아이들은 자칫, 절대적인 자기중심적인 사고로 이기적 심성으로 성장할 것 같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모름지기, 티 없이 밝게 자라야 할 초등학교 아이들은 또래와 함께 어울려 마음껏 뛰어놀아야 할 시기이다. 놀이를 통해서 공동체 의식과 협동심, 그리고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함양된다는 사실을 각인할 필요가 있다.
세월의 흐름은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바꿔 놓고 있다. 전국적인 현상이 되고 있는 인구 감소에 대한 심각한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게, 단시일 내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지금처럼 농·산·어촌 지역에 초·중·고 학생 수가 해마다 눈에 띄게 감소되는 현상을 보면 무척 서글픈 생각마저 드는 것을 숨길 수가 없다.
언제쯤이면 그 예전처럼 시골 마을에 있었던 초등학교 운동장에 아이들이 웃으며 마음껏 뛰어놀던 그때 그 시절이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이제, 너무 지나친 기대인진 몰라도 새롭게 출범하고 있는 이재명 정부에서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