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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이 50%를 넘을 것이라는 출구조사 예측과 달리 49.42%에 그쳤고, 김문수 후보는 41.15%로 나름대로 선전한 결과를 얻었다. 어느 한 쪽에 일방적인 힘을 몰아주지 않는 우리 국민들의 투표 성향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171석에 군소 야당을 더하면 거의 190석에 가까운 국회의원들의 우호지분을 갖고 시작하는 만큼 상당한 권력의 불균형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그 어느 때 보다도 당선인은 겸허하고 겸손한 자세로 국정을 이끌어야 한다고 본다.
이번 대선이 치러진 배경에는 윤석열 전대통령이 반대 진영의 목소리를 제대로 수용하지 않은 탓도 일부 있는 만큼 이재명 당선자는 향후 5년간 우리 국민을 통합과 화합의 미래로 이끌어 나가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제는 당과 진영, 이념을 넘어 진정한 국민의 시간으로 나아가야 한다. 특히 우리 영덕, 청송, 영양, 울진의 군민들은 정치보다 더 깊은 생존과 공동체 회복의 숙제를 안고 있다. 바로, 산불이라는 재난의 상처이다.
지난 봄, 우리 고장을 휩쓴 화마는 산림만 태운 것이 아니다. 조상 대대로 살아온 집터와 농지, 삶의 희망까지 앗아갔다. 벼르고 벼른 농사도, 마을 어귀의 정겨운 소나무도, 어로에 나서야 하는 어선도, 하나둘씩 검은 재가 되어버렸다. 고통 앞에선 누구도 예외가 없다. 어느 정당을 지지했든, 어느 대선 후보를 지지했든, 어떤 생각을 가졌든, 모두 같은 이웃이며, 같은 재난의 피해자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함께 다시 일어서는 힘', '정치적 이념보다 이웃'이다. 산불 피해 복구는 물론, 이를 기회로 삼아 경제와 관광, 문화가 어우러지는 새로운 도약을 만들어야 한다. 선거의 경쟁이 끝났다면, 이제는 연대의 시간이 시작되어야 한다. 고향이란 본디 나와 다른 생각도 품어줄 수 있는 너그러움이 살아 있는 곳이다.
산불이 할퀴고 간 자리에도, 다시 싹은 튼다.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영덕, 청송, 영양, 울진 우리 지역이 하나로 뭉쳐 '동해안의 희망축'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선거라는 피치 못할 대결의 상처도 딛고 우리 모두 서로의 손을 다시 잡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