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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금요칼럼]사월엔 복사꽃 그늘에 잠시 쉬어 봄은,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1.04.12 16:44 수정 2021.04.12 16:47

이 영 숙 칼럼위원

사월이다.

코로나로 하여 지쳐 가는 그 와중에 몇 달을 온 나라가 몇 몇 지역의 보선으로 부산하여 선거를 치루지 않는 지역까지 덩달아 들썩거렸다.

 

선거 결과가 국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아직 가름 할 수 없지만 지친 국민들은 여유를 갖고 싶다.

 

올해는 봄꽃이 일찍 피었다고들 했지만 봄꽃의 아름다움을 코로나 19로 거리두기 생활수칙 때문에 맘껏 누릴 수 없다. 

 

매스컴에서 봄꽃의 장관을 소개하면서도 코로나 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 못하게 하고 조심하라는 주의를 빠뜨리지 않는다.

 

꽃 축제가 모두 취소되기도 하니 참 아쉽다.

우리 영덕도 사월이면 복사꽃이 절정을 이룬다.

 

필자가 아는 지인들은 안부를 물을 때마다 ‘영덕 대게’를 묻지 않고 ‘복사꽃밭’을 떠올리며 부러워한다. 요즈음도 복사꽃이 만발하느냐고 꼭 묻는다.

 

한 번 복사꽃의 절경을 본 사람은 잊을 수 없다고들 하며 꼭 다시 보고 싶다는 말을 덧붙인다.

 

영덕에서 영해로 빠지지 않고 안동으로 가는 국도변 따라 화사하게 펼쳐진 복사꽃밭은 모든 여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나지막하게 펼쳐진 봄의 사신 같은 연분홍 꽃밭은 무릉도원의 융단이 깔린 신천지로 그냥 지나칠 수 없게 한다.

 

누구든 걸음을 멈추고 꽃그늘 아래 잠시 머물러 그 절경에 빠지게 된다.

 

사월의 꽃.

복사꽃 그늘에는 영덕의 농익은 꿈들이 드리워진다.

1980년대 초, 영덕 무릉산 아래 강변에서 처음 복사꽃 백일장이 열렸을 때 복사꽃 잎 흩날리는 꽃그늘 아래에서 솜씨 자랑에 열중 하던 문학도들 모습이 선하다.

 

그 복사꽃 백일장이 시초가 되어 오늘날 군민의 날이 태동 하였다. 

그렇게 영덕의 꿈을 키우는 문화가 태동하게 된 복사꽃이다.

사월의 파란 하늘이 복사꽃 나무에 기대면 더 푸른 우주가 가만 가만 숨 쉬며 기름진 파문이 일어난다.

그 파문 따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걸음에 깔리는 꽃잎이 바로 무릉도원이며, 꽃그늘에 벗어 둔 신발 안에 복사꽃잎이 가득하면 차마 그 꽃신을 신을 수 없어 가슴에 보듬고 마는 영덕 사월의 복사꽃 추억.

 

사월 바람이 자주 드나들수록 가득 채워지는 복사꽃 그늘의 꽃잎.

꽃잎 한 잎마다에 작은 우주가 꽃들의 길이다

영덕 복사꽃은 문화와 꿈이 태동되는 터전이다.

이 사월엔 잠시 우리 가까이 있는 복사꽃을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지친 마음에 선물을 주듯 영덕 봄에 잠시 쉬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복사꽃 그늘이 화사한 영덕 사월에 마음을 잠시 뉘어 보라고 꼭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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