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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빈(빈에듀컬처 대표 / JBTV 유튜브방송) |
속담에 ‘어떤 신분의 사람이라도 자기를 찾아 온 사람은 친절히 대하라’는 말이 있다. 바로 ‘문전나그네 흔연대접’이다. ‘귀신도 떡 하나로 쫓는다’고 아무리 사납고 악독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진실로 친절하게 대하면 해치지 않는다는 말도 있지 않던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활력을 잃어가는 지방 도시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미래의 성장 동력으로 관광 산업이 관심을 끌면서 ‘친절(親切)’은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관광의 숙명처럼 중요시 되고 있다.
미국 텍사스 주에 있는 댈러스 시는 미국 내 조그마한 도시지만 공항 규모는 세계적이다. 작은 도시에서 공항의 규모를 세계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던 원인은 고객들에 대한 호스피텔리티(hos-pitality) 즉, 친절한 환대와 CS(Customer Satisfaction) 서비스 마인드였다. 공항은 승객들을 위해 편의성을 높였고, 승객들이 언급하는 불편사항(complain)을 최대한 개선하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고객서비스 부문 미국 내 최고의 공항으로 꼽히며 공항 규모를 단시간에 세계적으로 만들었다.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화려한 하드웨어(hardware)가 아닌 소프트웨어(software), 즉 친절한 마인드를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CS 교육과 환대 서비스 개선이 우선이라는 것’을 댈러스 공항이 보여준 좋은 사례다.
필자가 지난 20년간 관공서와 기업, 관광 사업체 등을 찾아다니며 역량강화 교육과 함께 친절교육 및 친절도 평가, 친절 부서, 친절사업체 선정, 친절사원 뽑기, 친절 스피치 경진대회, 친절 코칭, 친절 방송 등을 다양하게 실시하면서 친절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는데 친절(親切)은 한 마디로 ‘역지사지(易地思之)’다. ‘내 입장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배려하고 생각하며 행동할 때 고객은 크게 감동 받는다’는 것이다.
어느 해 경남의 한 기업체 특강 의뢰를 받고 비행기로 육지를 가서 또 다시 승용차로 1시간 즈음 이동해 회사에 도착했다. 주차장 입구에 들어서자 경비아저씨가 급히 달려 나와 친절하게 인사하며 “어서 오십시오, 오늘 강의 오신 강사님 맞으시죠?”라며 주차장 진입을 바로 통과시켰다. 사전에 차량 번호를 파악해 고객맞이 준비자세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비서실에서 기다리는데 직원이 따뜻한 대추차를 끓여 왔다. 일반적으로 손님들에게 커피나 녹차를 대접하는데 나의 기침소리를 듣고 함께 간 직원에게 살짝 물어 상황을 파악한 것이다. “강사님께서 감기 기운이 있으신 거 같아 따뜻한 대추차에 꿀을 조금 넣었습니다. 맛있게 드십시오.” 라며 차를 내려놓고 이번에는 에어컨 쪽을 가더니 바람이 나오는 날개 방향을 위로 치켜 올리는 것이 아닌가? 불과 2~3초 사이에 일어난 상황이지만 감동에 또 다른 감동이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마치 내 마음 속을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훤히 꿰뚫고 있었고 이것이야 말로 역지사지(易地思之)를 보여준 영혼까지 훔치는 서비스, 즉 소울 케팅(soulketing)이 아닌가 생각되어 강연을 가면 그 일화를 지금까지도 친절 사례로 말하곤 한다.
‘명산대천에 불공 말고 타관 객지에 나선 사람 괄시를 마라’는 속담에서도 친절을 강조하는데 이는 ‘죽어서 극락 가겠다고 명산대천에 대고 불공드릴 생각 하지 말고, 타관 객지에 나서서 외로운 사람을 괄시하지 말고 잘 대접하여 좋은 일을 해야 극락에 갈 수 있다’는 말도 역지사지의 맥락일 것이다.
세계 각국의 관광산업 현황을 보면 관광 서비스업 고용 효과가 제조업보다 평균 2~3배 높고 새로운 직업군 창출이 가능해 정부와 지자체는 앞 다투어 관광 문화 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을 하면서 관광 발전 일환으로 ‘고비용 불친절’ 해소를 위해 ‘명품친절 제주 만들기’를 다년간 전두지휘 한 적 있다. 그 당시 제주는 600만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으며 홍보했는데 지금은 년 간 1,500만 관광객을 넘어 2,000만 시대에 도래했다.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로 최근 2년간 관광 산업이 주춤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미래 장기적인 플랜을 볼 때 지방 자치제의 성장 동력은 굴뚝 산업인 관광과 문화 산업이라고 판단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도 친절, 둘째도 친절, 셋째도 친절한 시민의식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생각한다.
톨스토이가 ‘친절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며 모든 비난을 해결한다.‘고 말했다. 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환대의 철학적 논의에서 ‘누구도 호스트일 수만은 없고, 게스트일 수만도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 우리가 집 밖을 나가면 손님 입장도 되지만 주인 입장도 되는 것이다. 그럴 때 마다 입장 바꿔 생각해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 따뜻한 마음씨, 밝게 웃는 표정, 예의 바른 인사, 신분을 가리지 않고 환대하는 문전나그네 흔연대접 같은 친절(親切)함 이야말로 관광(觀光), 문화(文化) 발전의 숙명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