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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송(宋)나라 진원정의《사림광기(事林廣記)》<결교경어(結交警語)>에 나오는데, 줄여서 이를‘일구견인심(日久見人心)’이라고 한다.
사람 중에는 살살이 같이 얄팍한 사람이 있고 한결같이 변함이 없는 사람이 있다. 살살이 같은 사람은 첫인상이 좋고 말이 비단 같은 덕분에 상대방에게 좋게 평가되기 쉽다. 그러나 한결같은 사람은 첫인상은 그저 그럴 수 있지만 늘 변함이 없다. 이 두 사람 중 누가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갈 수 있을까? 당연히 한결같은 사람일 것이다. 처음에는 이 둘을 구분하기 힘들다. 얄팍하고 쌈박함 사람도 한결같이 변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착각 때문이다.
지위가 높아지거나 얻을 것이 없으면 자신도 모르게 감춰놨던 본성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이것을 바탕 성격이라고 한다. 한결같은 사람은 재미는 없어도 진(眞)국인 경우가 많다. 그들은 나서길 좋아하지 않아 남들이 이름이나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섭섭해하지 않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
‘노요지마력(路遙知馬力)’의 일화다. 옛날에 ‘노요’와 ‘마력’이라는 좋은 친구가 있었다. 노요의 부친은 부자였고, 마력의 아버지는 그 집 머슴이었다. 비록 두 사람은 주인과 종의 관계였지만 사이가 좋아 같이 공부하고 놀곤 했는데, 어느덧 두 사람은 장성하여 결혼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노요는 재산과 세력이 있어 배필을 얻는데 아무 걱정이 없었다. 그러나 마력은 너무 빈곤하여 낙담하고 있던 차에 신부감을 소개 받았지만 예물을 구할 길이 없었다. 할 수 없이 마력은 같이 공부한 노요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런데 노요는 돈을 빌려주는 대신에 신혼 방에 자신이 마력 대신 첫날 3일 밤을 지내게 해달라고 하였다. 마력은 화가나 어쩔 줄 몰랐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 응낙하였다. 마침내 좋은 날을 택하여 결혼식을 올렸고 마력은 고통의 3일을 보내게 된다. 나흘째 되는 날 마력은 신혼 방에 들어갔으나 너무나 고뇌(苦惱)에 차서 베개를 끌어안고 바로 잠을 청하려 했다. 그런데 신부가 말하기를,“서방님, 어찌하여 처음 사흘은 밤새 앉아서 책만 보시더니 오늘은 홀로 잠드시려 하십니까?”마력은 그제 서야 노요가 한바탕 장난을 친 것을 알고 크게 기뻐하였다. 이후 마력은 열심히 공부하여 마침내 도성에 올라가 과거에 급제하고 관직이 아주 높게 되었다. 반면 노요는 사람이 호탕하며 베풀기를 좋아하여 결국은 물려받은 재산을 다 탕진하고 궁핍한 지경에 이르렀다. 하루하루 연명하기가 힘들어지자 노요는 도성에 사는 마력에게 도움을 청하러 갔다. 마력은 노요를 보고 크게 기뻐하며 한잔 또 한잔을 권하며 노요가 사정 설명을 하여도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자 마력은“노요 형, 형수님 기다리시니 집으로 가야지요.”하며 노요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노요는 풀이 죽어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노요가 동네 입구를 들어서는데 자기 집 쪽에서 통곡 소리가 크게 나는 것이었다. 부랴부랴 집으로 가니 부인이 관 하나를 끌어안고 울고 있었다. 노요를 본 가족들은 깜짝 놀라며 기뻐했다. 사정을 들어보니 마력이 사람을 시켜 관을 보내며 노요가 도성에서 급병을 얻어 죽었다는 것이다. 노요는 웬일인가 하여 관을 열어보니 그 속에는 금은보화가 가득하였고, 관 속에 편지 한 장이 올려져 있었다.“노요 형이 우리 신혼 3일을 지켰고 색시를 3일 울려서니 나도 형수님을 한바탕 울게 하였소!”라는 내용이었다.
참으로 아름답고 한결같은 우정이 아닌가? 한평생을 살면서 이런 친구 몇(한) 명만 있었으면 훌륭한 인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노요’와 ‘마력’ 같은 우정, 이 한결 같음이 바로<지성여불(至誠如佛)>이고, 불보살(佛菩薩)의 심법(心法) 입니다. 사람이 한세상 살고 갈 때 의(義,신의)와 덕(德,배려)과 원(願,소망)이 넉넉해야 합니다. 나에게 이 세 가지가 넉넉하고 한결같은 혈심(血心)의 참 우정을 나눌 진실(眞實)한 친구가 한 명이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