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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금요칼럼] 우리, 마음의 그릇 크기는 어떤가요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5.02.21 10:12 수정 2025.02.21 10:16

작은 컵에 소금 한 숟가락을 넣고 맛을 보면 아주 짜다. 짠맛을 줄이려면 소금을 끄집어낼 수는 없다. 또, 컵이 작아서 물을 더 부을 수도 없다. 만약 그릇이 냄비였다면 짠 맛이 덜했을 거고 큰 솥이었다면 오히려 싱거웠을 거다. 짠맛의 농도는 그렇게 그릇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 마음의 그릇에도 가끔 지나친 소금기 같은 생각이나 감정이 드나들면서 그 크기를 간 보는 일이 허다하다. 마음의 크기를 시험하는 생각이나 감정을 제거하기가 쉽지 않다. 마음의 크기를 키우고 항상 맑은 물을 담아 두기는 더욱 어려운 게 세상살이다. 마음이란 그릇을 크게 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것이며 일반적으로 도道를 닦은 성인들을 일컫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인간관계가 원만한 분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마음의 그릇이 남다르다. 그분들은 마음 챙김이라는 정신 가치를 잘 파악하여 자신을 적절하게 다스리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마음에서 한 걸음 멀어져 그 마음속에 웅크리고 있는 생각이나 감정들을 살펴볼 수 있는 여유를 만들 줄 안다.
 

마음 챙김이란 자기 마음에 깃든 복잡한 생각이나 감정의 상태를 바라보면서 달래 주고 쓰다듬어 주며 '그랬구나.'라고 이해하면서 자신의 정점을 찾아간다. 

 

'이번에도 안 될 것 같네.'라는 걱정이 있다면 '그래, 이번에도 안 될 것 같다라고 생각하는구나.'하고 혼잣말을 여러 번 해 보는 것으로 마음 챙기기를 한다. 그러면서 힘든 마음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불편한 생각이나 감정이 조금씩 옅어지는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다.

 

마음 내용을 완전히 바꾸려 하지 않고 마음과 한 걸음 떨어져 그 상황을 가만히 바라보면, 마음과 떨어진 만큼 바라본 거리만큼 마음의 그릇은 커진다. 모든 감정은 물 다루듯 해야 한다. 모든 감정을 맞부딪히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어야 한다. 분노의 감정이 자신의 내면에서 세상 밖으로 흘러가는 모습을 비라 보면서 지켜보아야 한다. 물 위에서 글을 쓸 수가 없으며 물속에서는 조각도 할 수 없다. 물의 본성은 흐르는 것이다. 똑같은 물이라도 뱀이 마시면 독이 되고 젖소가 마시면 우유가 된다. 흘러가는 것들과 함께 휩쓸려서는 안 된다. 마음의 그릇을 넓히기 위해서는 버려야 할 것들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탐욕, 시기, 중상모략, 나태, 두려움, 시기, 질투, 미루는 습관, 약속을 어기는 일 등등이다. 버려야 할 것들을 버리지 않으면 마음의 지방 덩어리가 커져 자기 그릇의 면적은 좁아진다. 버릴 것들을 버리고 난 뒤에는 내 마음의 그릇에 금이 가지 않도록 세심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
 

자기 관점만 꽉 찬 사람은 더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유롭게 담을 수 있는 마음의 그릇을 갖자. 그러려면 시간을 낭비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결과는 결코 헛된 낭비가 아니다.
 

자기 전환점이 필요하다면 느긋하게 휴식하고 마음의 그릇을 꼼꼼히 키우자. 그 휴식 기간에는 꼭 작은 기쁨이 소소하게 찾아와 마음을 꽉 채워 스스로 기준의 꼭지가 달라진다. 우리, 마음의 그릇 크기를 키워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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