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무섭다. 그러나 한반도를 덮치기 시작한 인구 재앙, 인구 절벽은 더 무섭다.
코로나는 마스크와 백신으로 막을 수 있고 거리두기로 감염자를 줄일 수도 있지만 작금의 인구 급감은 백약이 무효다.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인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3분기에 0.84명으로 추락했다.
코로나 창궐이 조기에 진화되지 않고 올 여름을 넘기거나 이런 저출산 추세대로라면 올해의 합계출산율은 0.7명대로 급전직하할 수 있다.
지난해 출생 인구는 27만5천여 명으로 자연감소분(사망)에 따른 한국 인구는 2만 명이 줄었다.
15년간 유지되던 출생아 40만 명 선은 순식간에 30만 명 아래로 무너졌다
인구가 줄어드는 것 자체도 충격이지만 더 큰 문제는 저출산 현상이 심화하는 속도다.
한 번도 겪은 적 없는 초저출산 태풍이 몰아치고 있음에도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무감각하다.
생산가능인구와 납세·병역·재정 등과 관련해 미증유의 사태가 예고되고 있음에도 '어떻게 되겠지'라는 안일함에 젖어 있다.
국방 의무를 질 젊은 청년들이 부족해 모병제로 전환하더라도 외국인 용병으로 채워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문을 닿는 대학과 초·중·고들이 속출할 것이고 그에 따른 교육공무원들부터 시작해 사라지는 시·군·구 공무원들의 감원이 불가피하다.
수출기업이 아닌 내수산업과 국내서비스업체들의 공동화 현상도 불문가지다.
국가의 근본 토대가 흔들릴 것이다.
대한민국은 2020년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정부는 인구정책을 완전히 새로 짜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다.
입시와 입사 경쟁을 낮추라거나, 주택문제를 해결하라거나, 청년 일자리를 만들라거나, 아이들 돌봄과 양육 서비스 확대와 같은 정책 제안들이 백가쟁명식으로 분분하다.
지난 2006년부터 200조원을 쏟아붓고서도 마이너스 효과를 낸 정부의 저출산대책은 사실상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으려는 작금의 세태가 과연 정상일까?
부모조차도 자녀들에게 결혼해라, 아이를 낳으라는 말을 하기 어려운 세상이 됐다.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문화가 널리, 더 심하게 확산되고 있다.
40대 중반에서 50대의 부모, 특히 엄마들은 딸들에게 '나처럼 살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것 맘껏 하며 살라고 말한다'고 한다.
엄마가 고생하는 것을 보고 자란 상당수 자녀들은 결혼을 일찌감치 포기한 채, '인생은 한 번뿐'이라며 '욜로족'으로 사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결혼과 출산에 대해 얘기하면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40년 뒤인 2060년쯤이면 대한민국 인구가 반토막 나고 40%를 넘는 인구가 65세 이상이 된다.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에 먹히거나 지구상에서 사라질 위험이 한층 커질 것이다. 인구는 세계 역사와 권력 구도에 엄청난 영향 미쳤다.
인구 혁명은 국가의 흥망성쇠나 권력과 경제의 대대적인 전환에도 관여했을 뿐 아니라 개인의 삶에도 큰 변화를 일으켰다.
한국은 남북대치뿐 아니라 늘 우리 영토 침범을 노리는 일본과 중국, 러시아를 마주하고 있어 4∼5천만 명의 인구를 유지해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다.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대한민국의 존립을 위해서는 출산율이 1.5명은 돼야 한다.
출산에 대한 의식의 대전환이 절체절명인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