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벌써 12호 태풍이 발생해 일부는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에 큰 상흔을 남기고 소멸되거나 소멸을 앞두고 있다. 태풍 12호까지 대한민국은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 보니 국민들의 태풍을 걱정하는 마음이 엷어질 수가 있다.
지역의 경우도 마찬가진데 다수의 주민들은 유래없는 폭염에 지친 나머지 태풍이라도 한차례 지나갔으면 하는 바램을 나타내고 있다. 물론 어황이나 가뭄에 속이 타는 주민들로서는 큰 피해 없는 태풍이라면 반색할 수는 있지만 주민 생활은 물론 과수 농사나 수확을 앞둔 수도작을 하는 농민은 물론 어민들의 자산인 어장 피해도 만만치 않고 공공 자산 피해도 막심하기에 반갑지만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태풍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경우 태풍이라면 몸서리를 친다. 3년 연속 물난리를 겪은 강구면 주민들은 그때를 생각하면 끔찍한 경험이었다고 고백한다. 이에 따라 영덕군도 태풍 피해 복구 및 피해 근절을 위해 수천억 원을 들여 복구와 함께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 발생한 태풍은 대비 시설이 열악하여 피해를 키웠다면 근래 들어 태풍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온으로 세력이 커져 발생한 지역을 초토화 시키고 있는 것을 우리는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혹은 해외여행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보고 느끼고 있다.
이런 상황에 추석을 전후해 제13호 태풍 버빙카와 제14호 태풍 폴라산이 한반도 가까이 북상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물론 가능성이겠지만 철저한 대비를 하지 않는다면 현재 큰 피해를 본 일본이나 중국 동남아 지역의 피해를 우리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의 현실은 어떤가? 최근 입은 태풍 피해로 하천 정비는 어지간히 되었다 하더라도 인가 주변은 그야말로 무방비 상태다. 인가 주변은 대부분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로 덥혀 강우량이 많은 태풍 시 저수 역할이 안되면서 급속히 물이 불어난다.]
특히, 도로와 인접한 민가의 경우 도로 주변이 저수 역할이 안되면서 물이 금세 불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대비해 골목길이나 도로 주변은 하수도와 함께 곳곳이 빗물받이를 설치하여 급속하게 물이 불어나는 것에 효율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의 상황이다. 도로 주변의 빗물받이는 나뭇잎과 쓰레기에 잦은 비로 발생한 흙더미가 쌓여 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런 사정이다 보니 흐르는 빗물은 도로를 통해 급속히 하류로 흘러가서 물난리를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하수구도 곳곳이 오랫동안 쌓인 흙과 먼지로 통수 면적이 줄어 조금의 비에도 제 역할을 못하는 상태가 부지기수다. 여기에 더해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 놓은 농어촌 도로나 군도 및 지방도의 경우 곳곳이 산사태 위험지구로 언제 흘러내릴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태풍을 맞이하는 주민들은 불안에 떨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런 상황인데도 구호만 요란하게 산사태 위험지구라는 팻말만 붙여 놓을 뿐 정비는 이루어지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물론 예산이 수반되어야 하는 상황에 장기적인 플랜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그래도 우선적인 예산이 배정되어야 하는 이유다.
여기에 더해 도로 주변 정비도 하세월이다. 물론 일부는 주민 자치로 할 수가 있지만 농·어촌은 대부분 고령의 노인들 뿐인 상황이라 영덕군의 발 빠른 대처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