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출생율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형제자매가 줄어들고 서로 부디끼며 자연스럽게 배우고 익히는 인성과 우애의 형성이 쉽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 수가 줄어들고 여교원의 증가, 업무의 과중, 매년 비슷한 프로그램의 답습, 연습으로 인한 수업결손, 놀이 문화의 변화와 학교시설과 용구, 보여주기 위한 과시적인 행사라는 등으로 운동회는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전체를 위해 개인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가를 가르쳐 주는 곳이 학교이고 체육 활동이다. 더구나 구성원 전체가 승리를 위해 서로 돕고 희생하며 하나가 되어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몸에 익히고 가르쳐 주는 것이 단체 경기이고 체육활동의 궁극적인 방향이자 목표이기도 하다.
2000년도 전(前)만 해도 가을이 무르익어가면 추석 전·후 좋은 날을 택하여 각 국민(초등)학교 마다 가을 운동회가 펼쳐졌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높고 맑은 가을 하늘아래 만국기가 펄럭이고 흰셔츠와 검정 팬티에 새 운동화를 싣고 운동복장으로 학교를 바라보면서 날것같은 즐거움으로 달려갔던 어린 동심, 운동장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자기의 솜씨를 뽐내었던 장(場)이었다. 황토빛 운동장에 하얀 흰가루로 100m 달리기, 400 리레이 타원형의 둥그런 선이 그려지고 알록달록한 가을의 교정엔 축제 분위기로 들떠있었고, 성공적인 운동회를 위하여 바쁘게 오가는 선생님들, 개선문안에서 목이 터져라 "청군이겨라, 백군이겨라" 라고 응원했던 모습들, 달리기에서 받은 3등이란 손목 도장은 일주일이 지나도록 지우지 안았던 그 시절이 생각나는 가을 운동회, 남학생들의 기마전과 덤브링(기계체조), 여학생들의 부채춤과 손님 손 잡고 달리던 경기, 점심시간을 기다리는 박을 트터리는 절정의 경기, 교문 앞, 운동장 양가에 빼곡히 들어찬 노점상들을 향해 틈만나면 달려가던 어린 동심,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추억이 가슴을 설례게 한다, 마을마다 학교나 어린이보다 마을 어른들을 더 설례게하던 마을 잔치였다. 그러면서 우리들 기억 속에 운동회는 점점 다른 양상으로 변화되었다.
예전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운동회였다면 이제는 수업시간에 저학년 고학년으로 나눠어 오전 중에 마치는 학생들끼리만 즐기는 체육 수업의 한 과정으로 변화하였다. 뿐만이 아니라 최근에는 전문이벤트사가 등장하여 모든 것을 맡아 진행하는 외부 협력형 운동회가 성행하고 있다.
운동회 연습을 통해서 얻어지는 아이들의 체력 향상과 공동체의 함양, 성취감, 전통계성, 성패에 대한 승복의 자세 등은 에전에 비해 현저히 낮아지고 있다. 격년제라도 좋으니 예전처럼 학부모들이 참여하는 마을 축제 같은 가을 운동회를 개최하여 학교와 학부모, 지역사회의 관게를 회복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서면 좋겠다. "백군 이겨라, 청군 이겨라"
가을이 오면 생각나는 追憶(추억)과 哀歡(애환)의 운동회가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