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붉은 진달래는 우리나라의 봄을 대표하는 꽃이라고 말하여도 결코 과언을 아닐 것 같다.
따라서 한국인의 정서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꽃이 진달래이기에 진달래를 주제로 하는 수많은 시와 동요가 있지 않은가.
이를테면,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 오리다//의 김소월 시인이 노래한 '진달래'가 있는가 하면,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라고 노래한 김동환 시인의 '봄이 오면' 노랫말도 있으며,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를 노래한 이원수 시인의 '고향의 봄'을 우리는 지금도 잊지 않고 있으리라 믿는다.
오래전 일이다. 오늘날 기성세대들의 유년 시절에는 진달래를 '참꽃'이라고 불렀다. 따라서 이맘때쯤이면 마을에서 가까운 산에 오르면 온산을 붉게 물들이고 있는 진달래꽃을 너나 할 것 없이 많이도 먹었던 기억이 새롭다.
돌이켜 보면,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화전놀이'는 음력 삼월 삼짇날, 봄이 짙어갈 무렵이면 마을 사람들은 뒷산 진달래꽃으로 찹쌀가루로 반죽하여 전을 부쳐 먹으며 봄날 하루를 즐겁게 보내던 '화전놀이' 는 감성이 풍부한 우리 민족만이 가질 수 있는 아름다운 놀이일 것이다.
이렇듯 우리의 봄은 예전부터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온갖 봄꽃으로 우리의 생각을 아름답게 덧칠 해주고 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봄이 찾아온 마을 뒷산에는 그토록 흐드러지게 피던 진달래를 요즘은 구경조차 하기 어렵게 된 현실을 보면서 마음이 몹시 무거워지는 것을 숨길 수가 없다.
마음이 무거워지는 일이 어디 이것뿐이겠는가. 계절은 아름다운 꽃 빛으로 물들고 있는 봄인데, 이 땅의 정치권에서는 다가오는 4월 10일에 실시되는 22대 총선으로 인해 여·야를 막론하고 일으키고 있는 선거 운동 바람은 국가의 주인인 국민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날마다 각종 언론에서 쏟아내고 있는 여·야 정치권 뉴스로 인해 유권자인 국민들은 지금, 각종 흑백논리에 따른 혼돈의 블랙홀에 빠지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여당에서는 국정 안정론으로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이려 하는가 하면, 야당은 정권심판론으로 맞서고 있는 지금이다.
이제 선거일까진 고작 닷 세를 남겨두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여·야에서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국가의 미래와 유권자의 의중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극단적인 네거티브 선거로 치닫고 있는 것만 같아서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야말로 여·야 모두 공약과 정책 대결은 실종된 것 같으며, 특히 민심을 이반시키는 막말과 상대방을 향한 비방들이 선거판을 휩쓸고 있다고 하여도 결코 과언을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 본다.
이른바 때마다 실시되는 각종 선거는 유권자의 고유한 권리 행사이며, 입후보자들에게는 당락을 결정하게 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미래 세상을 바꾸는 신성한 주권이기에 유권자 모두는 적극적인 자세로 이번 총선에 참여해야 할 것으로 본다.
이제, 온갖 봄꽃이 피는 아름다운 봄날은 가고 있다. 따라서 여·야 정치권에서는 국민의 삶 역시 항상 따뜻한 봄날이 될 수 있도록 장밋빛 같은 말 잔치가 아니라 내실 있고 실현성 있는 공약과 정책으로 유권자들로부터 당당하게 평가받기를 기대해 본다.